◇ 일 자 : 2012.11.03(토)~11.04(일)
◇ 날 씨 : [제1일]흐림, [제2일]흐림, 일정 마치고 비
◇ 담 당 : [기획/예약]이항배, 김관중, 이희국 /[총무]김경선 /[사진]강원중, 허정림
[의료]이영호 /[과일]노연상, 허정림 /[간식]남세기, 염휴길
◇ 참가자 : 강원중, 김경선, 김관중, 박종규, 염휴길, 이영호, 이항배, 허정림(이상 부부8조)
남세기, 노연상, 이희국(이상 싱글3인) <계 19인>
◇ 일 정 :
[제1일] 11월03일(토)
08:20 서울 양재역 1번 출구 100m지점, 수협 앞 집결
08:22 우등고속버스로 서울출발
10:25~10:40 문막 휴게소에서 휴식
10:40~12:30 중앙고속도로로 이동, 이동도중 풍기에서 사과 쇼핑
12:30~13:15 점심식사<봉화용두식당> 송이 돌솥밥& 송이전골
13:15~14:40 불영계곡, 불영사로 이동
13:40~15:25 불영사 둘러보기
15:25~16:10 불영계곡, 동해안으로 이동
16:10~16:50 월송정 관광
16:50~17:20 백암LG생활연수원으로 이동
17:20~18:30 숙소배정, 온천욕
18:30~19:30 저녁식사<한식당 월송>불낙전골
20:00~21:30 노래방
21:30~23:00 여흥
23:00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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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일] 11월04일(일)
05:00 기상
06:00~07:40 백암출발, 주왕산(상의주차장)으로 이동
07:50~08:15 아침식사<주왕산관광식당> 들깨우거지탕
08:30 주왕산 대전사 매표소 도착
08:30~12:50 A, B조로 나누어 산행 및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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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0~13:15 장군봉 산행<약11.2㎞, 4시간40분> (2인)
08:30 대전사 ―09:50 장군봉 ―11:20금은광이삼거리 ―12:20 제3폭포 ―13:15 관광식당
08:30~12:50 주방계곡코스, 내원마을, 주왕암 트레킹<약12.9㎞, 4시간40분>(17인)
08:30 대전사 ―09:00제1폭포 -09:15제2폭포 -09:30제3폭포/(~10:00)휴식 -10:20내원마을
-10:50큰골입구 -11:30제3폭포 -12:10주왕암 -12:30매표소 -12:50관광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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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14:00 점심식사 및 휴식
14:00~15:40 주왕산출발, 병산서원으로 이동
15:40~16:20 병산서원 둘러보기
16:20~16:50 안동시내로 이동
16:50~17:30 저녁식사<간고등어구이식당>
17:30~21:15 중앙고속도로, 38번국도, 경부고속도로로 이동
21:15 서울 양재역 도착 후 해산
◇ 후 기
8월말이었던가?
산행을 마치고 점심식사 후 부암동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하반기 기획산행을 논의했던 자리에서였다. 연초에 이희국 군이 제안했던 백암LG생활수련원 숙박과 연계하여 주왕산을 다시 찾는 게 좋겠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그 뒤 이희국 군이 11월 첫 주말로 날짜를 잡아 서둘러 숙소예약을 해주어 일사천리로 추진케 되었다.
나머지 예약과 세부일정잡기는 추석연휴 지나고 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버스예약과 식당예약을 하려니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여간 서둘러야하는 게 아니었다.
우선 전세버스예약부터 조신섭 군에게 우등고속으로 부탁한 뒤 첫날 일정을 김관중 군과 협의했다.
2010년 함께 다녀왔던 동해안 해안도로 경유코스 대신 영주·봉화를 거쳐 불영계곡 내륙 쪽을 탐방하는 걸로 가닥을 잡고, 백암과 주왕산에서의 식당예약을 희국에게 마저 요청키로 했다.
출발을 며칠 앞두고 날씨를 다시 확인하니 둘째 날 주왕산일정동안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여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해야했다.
다행이도 날씨가 도와주워 일정 내내 별 탈 없이 순조롭게 마칠 수 있어 너무도 고마웠다.
주왕산일대가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까닭인지 낮은 기온 속에서도 전혀 한기를 느끼지 않을 정도로 포근하여 오히려 이동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주왕산국립공원을 떠나 안동 병산서원에 들어설 무렵에야 우산을 쓰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의 가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안동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엔, 비가 간혹 그치기도 했으나, 추적추적 비가 내려 여행이 무사히 끝났음을 확인해주는 동시에 깊어가는 가을을 더욱 재촉하는 듯싶었다.
첫날 양재역 1번 출구, 부리나케 택시에서 내려 금호고속 전세버스를 찾으니 출발시각이 10여분 남아 있었음에도 이미 모두 집결하여 우리부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둘러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으니 과일,떡, 단팥 빵, 정성스레 준비한 간식거리 모음봉지가 답지해 감동의 연속이었다. 점심시각에 봉화에 도착하는 걸로 일정을 잡다보니 주말치곤 꽤 늦은 시각에 출발케 되었는데 우려한대로 행락차량에 밀려 정체와 지체의 연속이었다. 첫 휴식예정지였던 여주휴게소가 워낙 혼잡하다기에 문막휴게소로 변경했으나 북적거리긴 매한가지였다. 서울 톨게이트를 벗어나면서부터 원주까지는 서행을 거듭했고, 원주IC를 벗어나 중앙고속도로에 들어서고야 제 속도로 순행하기 시작하여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풍기IC로 접어들며 김관중 군이 갑자기 일어서며 어느 농원 가판대 앞에서 버스를 세웠다. 그 집 대풍농원 사과 맛이 꽤나 훌륭한지라 모두들 따라 내려 홀린 듯이 덩달아 사과 쇼핑에 나섰다. 맘씨 좋은 농원아줌마 때문이었을까? 서로 경쟁하듯 사과상자를 채우고 박스 위에 이름 석 자를 쓰기 바뻤는데, 서울 와서 꽤 많이 나눠주고도 보름이상 실컷 먹을 수 있을 만큼 푸짐했다.
잠시 후 봉화용두식당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꽤나 늦춰진 때문인지 시장기가 몹시 동했다. 자연산송이가 듬뿍 올려진 돌솥 밥과 송이전골로 배불리 점심식사를 했다. 감동스럽게도 한 주전 식당답사까지 다녀왔던 김관중 군의 추천에 따라 모두 돌솥밥(특)을 주문하니 송이향이 가득하여 한층 입맛을 돋우었다. 담백한 맛의 송이전골은 밍밍해서 그리 구미를 당기진 않았지만, 가지 수는 많지 않으나 깔끔했던 그 집 반찬은 정갈한 게 좋았다. 돌솥밥 누룽지도 구수해서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개운하고 맛깔난 된장찌개가 단연 일미였다.
경북일대 단풍시즌이 11월 중순까지 이어진다기에 꽤나 멋진 단풍구경을 기대했었는데, 금년에는 너무일찍 시들어버려 절정기 그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허나 듬성듬성 남아있는 아름다운 단풍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나들이였고, 한창일 때의 모습을 유추해 보는 것 또한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그래도 단풍이 피크였다는 10월 마지막 주, 바로 한 주전에 찾았더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진한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드디어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며 한층 긴장감과 스릴을 느끼게 하는 불영계곡에 들어섰다. 그새 좁은 길이 넓혀지고 다듬어져 예전모습과는 달라졌으나 아스라이 내려다보이는 그 절경은 예나 다름없었다. 허나 머릿속 깊이 각인될 정도로 인상적이었던 불영사의 모습은 이젠 그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엉겁결에 지나쳤던 불영사 진입로를 되짚어 다시 찾아 나섰던 노력마저 우롱당한 듯싶었다.
일주문을 지나 불영사 경내로 이르는 진입로 주변 응달진 곳에는 아름다운 단풍이 그대로였으나, 경내로 들어서며 생뚱맞은 기와집 풍경에 아연실색해야했다. 템플스테이 유치를 위해 무분별하게 요사채를 증축한 것임에 틀림없었으나, 인공이 가미되고 변형되기 시작한 경내의 모습은 실로 꼴불견이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연못가, 아름답기만 했던 불영사 모습은 이젠 더 이상 찾을 길 없어 안타까움만 남긴 채 그곳을 떠나야 했다.
불영계곡을 지나 동해안을 끼고 남으로 달리다 백암으로 접어들기 직전, 평해 앞바다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볼거리를 찾아 나섰다. 소나무 숲에 사뿐히 떠 있는 형상의 월송정(越松亭)에 올라 동해바다를 조망했다. 그리고 철조망 너머 바닷가로 내려가 밀려오는 파도를 피하며 연신 뜀박질을 했다. 세파에 찌들었던 모든 상념을 시원하게 부서지는 파도 속에 날려 보내고, 하얀 파도의 포말 속에 손을 담근채 동해바다의 기운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싶었다.
백암LG 생활수련원에 도착 서둘러 여장을 풀고 온천욕을 했다. 개운해진 몸으로 한식당에 내려가 저녁식사를 했다. 불낙전골과 소주를 양껏 먹고도 거의 실비 수준으로 계산된 저렴한 식대에 싱글벙글하며 금년에도 숙소 제공하느라 수고했던 희국 군에게 거듭 감사했다. 간만에 노래방에서 한껏 목청을 뽐내며 여흥을 즐겼고, 요즘 들어 토우회원답지 않게 술이 세진 주당들끼리는 따로 모여 밤늦게까지 회포를 마저 풀었다는 후문이다.
둘째 날 새벽6시, 어둠을 뚫고 서둘러 백암을 출발하여 7시40분경 주왕산상의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차들이 밀려들고 있었다. 주왕산관광식당에서 넘쳐나는 산행객들 틈을 비집고 예약한 메뉴와는 상관없이 모두 들깨우거지탕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산행에 나섰다. 대전사 매표소에서 재집결하여 대전사경내에서 주왕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마치고 산행채비를 서둘렀다.
대전사갈림길에서 A, B 2조로 나뉘어 따로 출발할 요량이었는데, 주왕산산행등정을 호언장담했던 주력멤버들이 밤새 하나 둘 줄어들었다. 출발을 앞두고 급기야 남세기 군만이 남았는데, 장군봉 방향으로 코스를 바꿔 혼자라도 산행에 나서겠다고 고집하니 이희국 군이 마지못해 길동무로 따라나섰다. 오후1시 경까지 하산하여 관광식당에서 합류키로 약속하고.
나머지 트래킹 조는 2010년에 이미 다녀왔던 주방계곡코스로 이동했다. 이른 시각이라 탐방객이 그리 붐비지 않았고, 눈에도 익은 길이라 예정보다 훨씬 시간이 단축되었다. 제1,제2,제3 폭포를 복습하듯 쉬엄쉬엄 여유 있게 재 답사할 수 있었다. 허나 지난번 찾았을 때와는 달리 폭포의 물줄기가 가늘어지고 수량이 급격히 감소하여 볼품이 없었다. 일행이 많은지라 삼삼오오 나뉘어 이동하다보니 허정림 부부를 비롯해 절반가량이 먼저 하산 길을 택했고, 나머지 일행들은 제3폭포 위 마땅한 쉼터를 찾아 나섰다.
너르고 편안한 곳, 분위기 좋은 쉼터에서 둥글게 모여앉아 30여분 한가롭게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일정보다 일찍 출발하기도 했지만, 장군봉으로 떠난 산행 팀과 합류할 때까지 시간여유가 있어 내친 김에 내원마을까지 다녀오기로 했다. 초행길인데다 시간도 빠듯할 듯싶어 발 빠른 몇몇만 다녀올 요량이었는데, 박종규 군의 적극동참 주장에 따라 아홉 모두가 동참키로 했다.
내원마을 다녀온 길, 이게 너무도 좋았기에 전혀 뜻하지 않았던 수확이었다. 이번여행의 백미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풍광 좋은 오솔길을 따라 한가롭게 걷다보니 빨간 단풍잎이 개울물 속에 떨어져 모자이크를 해 놓은 듯 흩어진 모습이 실로 아름다웠다. 또다시 나지막한 언덕을 넘어서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소리에 홀려 한참을 걸었나보다. 양지바른 곳, 아늑하고 포근하게 자리 잡은 내원분교 터에 드디어 도달했다. 좀 더 걸어 내원마을을 찾아 아직까지도 남아있는 돌담을 둘러보며 그림으로나마 당시의 정겨운 생활상을 확인했다. 내원마을을 지나니 그림같이 아름답고 포근했던 억새밭이 우리들을 유혹했다.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양 번갈아 사진촬영에 열을 올리며 포즈를 취하니 세상에 더 부러울 게 없을 듯했다. 연이어 부드러운 융단을 깔아놓은 듯싶은 오솔길을 따라 마냥 걷다보니 오히려 시간에 쫓겨, 아쉽지만 가메봉 가는 길을 숙제로 남겨놓고 돌아서야 했다.
하산 길, 제3폭포부터 대전사매표소로 내려서는 길에는 넘쳐나는 인파로 떠밀려 내려가는 듯싶었다.
제2, 제1폭포 갈림길을 연달아 지나고나니 벌써 발이 풀린 상태였으나 일정대로 주왕암을 마저 찾기로 했다. 가파르고 좁은 산길로 올라서니 색색으로 물든 단풍들이 햇살과 그늘 속으로 겹쳐지며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굽이굽이 펼쳐지는 전경이 가히 장관이었다. 점점이 흩뿌려져 아스라하게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점묘파화가가 절묘하게 그려놓은 듯, 눈높이로 마주 보는 풍경과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펼쳐졌다. 이 또한 이번 주왕산일정에서 빼놓을 수 없었던 진한 감동의 순간이었음에 틀림없으리라!
시간이 지날수록 산행객들이 엄청 늘어나 주왕산을 빨리 벗어나는 게 상책일 것 같았고, 물이 많이 빠져 볼품없는 주산지를 구태여 찾을 이유가 없는지라 일정변경에 일행모두 이의를 달지 않았다.
대신에 안동 병산서원을 찾기로 했는데, 버스를 타고 안동 시내를 지나쳐 병산서원으로 가는 길이 그리 녹녹치 않았다. 강을 따라 굽이치며 돌아드는 접근로가 비포장인데다 협소하여 아슬아슬 곡예운전을 해야만 했다. 여자 특유의 낭랑한 목소리로 설명하던 문화해설사가 안내하는 대로 복례문(復禮門)을 지나 운치 있는 만대루(晩對樓)에 정좌했다.
강을 마주보며 서 있는 만대루 너머로 근경과 원경이 아름답고 적절하게 구분되어 펼쳐지는 게 실로 놀라웠다. 품격 높은 배움터를 감명 깊게 둘러보고 돌아서니 뒷마당에 있는 앙증맞은 초가지붕 달팽이 화장실이 우릴 배웅하러 따로 나온 듯싶었다.
안동 시내로 다시 돌아가 안동간고등어구이식당 앞에 차를 세우고 마지막 저녁식사를 했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간 고등어가 따끈하고 구수한 게 맛깔나서 모두 흡족해했다. 서울 갈 길이 바쁜지라 비를 피해 서둘러 버스에 승차하니, 버스기사를 비롯해 몇몇은 그새 간고등어 선물꾸러미를 챙겼나보다. 안동 시내를 비교적 쉽사리 벗어난 버스가 줄기차게 내리는 빗속 어둠을 뚫고 중앙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는가 싶더니 교통정체에 따라 서행을 거듭해야했다. 네비게이터를 연신 조작하며 망설이던 운전기사가 충주IC를 지나며 잽싸게 38번 국도를 택했고,
장호원을 거쳐 경부고속도로로 무사히 상경했다.
교통정체가 심했음에도 능숙한 운전기사 덕에 수월하게 귀경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판교톨게이트 부근에서 그 주변에 사는 친구 몇몇이 먼저 하차하고 양재역에 도착하니 오후 9시15분. 각자 사과상자와 선물꾸러미를 챙겨 하나 둘 택시에 올랐다. 여행 내내 모두들 솔선수범 수고해준 덕에 너무도 행복하고 뜻 깊었던 2012 가을나들이였다. 참가했던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다음 번 더 멋진 원행을 기약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그 때처럼 비가 추적주적 내리는 저녁, 가물가물해 지는 기억을 더듬으며.
2012.12.14 / 이항배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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