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봉래폭포에서<사진: 강원중>/[아래사진]성인봉에서<사진: 최형진>
◇ 일 자 : 2011.06.03(금)~06.05(일)
◇ 날 씨 : [제1일]흐림, 오후 햇살 [제2일]흐림, 오후 햇살 [제3일]맑음
◇ 담 당 : [총괄]이항배 [총무]김경선 [사진]강원중, 최형진 [의료]박시만, 이영호
◇ 참가자 : <계: 23인>
[A조]고민환, 김경선, 남세기, 이영호, 이재유, 조일흠, 최형진
(이상 7인 셔틀버스/묵호항)
[B조]강원중부부, 김관중부부, 김헌홍부부, 노연상부부, 이항배부부, 허정림부부
(이상12인 KTX 서울출발) 김영수부부, 박시만부부(이상4인 포항합류)
(소계 16인/포항항)
◇ 일 정 :
[제1일] 06월03일(금)
<A조>
05:00 잠실역(2호선)4번 출구 롯데마트 앞 집결
05:10 전용버스로 묵호 여객선터미널로 출발
08:00 묵호 여객선터미널 도착 -아침식사 후 승선 수속
08:45 묵호 여객선터미널 출항 -울릉도 도동항 도착
13:00 울릉도 도착 후 현지직원 미팅 -숙소배정 및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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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조>
05:10 서울역 종합관광안내소(2층 대합실) 앞 집결
05:30 서울역 출발(KTX #101)
07:17 동대구역 도착 후 전용버스로 포항 여객선터미널로 이동
09:00 포항 여객선터미널 도착 -영일만 식당에서 아침식사
10:20 포항 여객선터미널 출항(썬 플라워 호)
13:40 울릉도 도착 - 청포구 전복식당에서 점심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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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 울릉도 일주 육지 A코스 관광(약4시간 소요) -25인승 버스
* 도동 → 사동 → 통구미 → 남양 → 사자바위 → 투구봉 → 곰바위
→ 태하 성하신당 → 현포령 → 현포고분 → 송곳봉→ 천부 → 나리분지
→ 석포 → 내수전 전망대 입구
19:00 청포구 전복식당에서 저녁식사(홍합 밥)
19:30 대아리조트 숙소배정
20:30 일정 미팅 후 대아리조트 내 회 센터에서 맥주, 소주
23:00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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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일] 06월04일(토)
06:00 기상
07:00 아침식사
08:40 <A조>성인봉 산행(대원사-성인봉-나리분지-천부: 5시간30분)
08:50 울릉도 소공원 집결
09:00 <B조>울릉도 일주 육지 B코스 관광
* 저동 → 내수전 전망대 → 봉래폭포
11:40 점심식사
12:30 행남 해안도로 트레킹
14:50 울릉도 해상일주유람선 관광(약 2시간 소요)
17:00 휴식 & 자유시간
19:00 정이품 식당에서 저녁식사(오삼 불고기)
21:00 로비에서 맥주
23:00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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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일] 06월05일(일)
<A조>
06:00 기상
07:00 아침식사
08:00 해안산책로 관광 & 쇼핑
10:30 울릉도 여객선 터미널 집결 및 승선
11:00 울릉도 여객선 터미널 출항
13:20 묵호 여객선 터미널 도착 후 점심식사
14:30 서울로 출발(전용버스)
17:50 서울 잠실 도착 후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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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조>
06:00 기상
07:00 아침식사
07:50 성인봉 등반(나리분지-성인봉-KBS중계소:3시간20분)/김관중,이항배 2인
09:30 죽도 관광
10:40 해안산책로 관광 & 쇼핑
12:15 다애 식당에서 점심식사(따개비 밥)
14:10 도동 여객선터미널 집결-승선
14:30 울릉도 출항(썬 플라워 호)
17:35 포항 여객선터미널 도착
포항 여객선터미널 출발 -동대구역으로 이동
18:50 동대구역 내 식당가에서 저녁식사
20:37 동대구역 출발(KTX #316)
22:22 서울역 도착 후 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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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봉 등반기
꿈에 그리던 울릉도. 멀고 먼 나라로만 느껴졌던 곳을 우여곡절 끝에 찾게 되니 만감이 교차한다. 용케도 일정 내내 날씨가 도와주어 파도도 그리 높지 않고 염려했던 배 멀미 걱정 없이 최상의 컨디션 속에 다녀올 수 있어 행복했다. 섬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니 그 빼어난 자연경관과 풍부한 관광자원에 매료되었고,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와 다양한 볼거리에 거듭 경탄을 금치 못했다.
제3일 째 마지막 날 오전 자유일정으로 해안산책로를 따라 행남 등대까지 다녀온 다음, 배를 타고 죽도를 마저 찾을 예정이었다. 허나 관중 군의 긴급제안에 따라 일정을 바꿔 일행들과 헤어져 성인봉등반에 도전키로 한다. 깎아지를 듯 험준한 바위산, 984m 성인봉 정상까지 오를 일이 그리 만만치 않을 걸로 짐작되었으나, 하루 전 대원사 입구에서 출발하여 성인봉을 넘어 천부까지 다녀왔던 일행들이 “정말 끝내주게 좋았다!”며 이구동성으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걸 듣고서 어찌 다음 기회로 미룰 수 있었겠느뇨?
일요일 아침 6시 30분. 조금 서둘러 식당으로 향하나, 이른 아침식사를 위해 대아리조트 로비 홀까지 길게 늘어선 행렬에 놀란다. 아침녘 출항을 앞둔 사람들까지 뒤엉켜 식탁이 모자라 북새통이다. 일본의 ‘다케시마’ 자국영토 주장 이후 독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진 까닭도 있겠지만, 주말이면 울릉도를 찾는 관광객이 하루 5,000명이상 된다니 그 급작스런 증가추세가 실로 놀랍다. 이를 맞이하는 울릉도 인구는, 최고 4만 명이었다가 점차 감소되어 10년 전부터는 1만 명 안팎이란다.
이틀 전 일행과 함께 승합차로 다녀갔던 해안도로를 둘이서 택시를 타고 다시 찾는다. 별다른 감흥 없이 무심코 지나쳤던 곳을 되짚어 감상하니 또 다른 자연으로 눈앞에 다가선다. 겨울철 눈밭운행을 위해선지 승합차(투 썬)택시를 몰고 있는 운전기사에게 울릉도 생활상을 묻고 그 곳 부동산 동향까지 엿듣다보니 어느새 태하를 지나 현포 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천부에서 나리분지로 오르는 길이 꽤나 구불구불하고 멀기만 했다. 알고 보니 나리분지에서 천부까지 거리(5.9㎞)가 나리분지에서 성인봉까지의 거리(4.5㎞)보다도 훨씬 멀었다. “아니 어제 우리 일행이 이 가파르고 험한 길을 무작정 걸어서 내려왔단 말인가?” 천부까지는 버스배차간격이 40분이나, 나리분지에는 2시간마다 한 대 씩 올라온다니 별 수 있었겠느냐마는.
어머니 품속처럼 아늑하고 거대한 나리분지를 조망하며 산행 들머리로 내려선다. 07:50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산행을 서두른다. 군사시설 철조망을 지나 평탄한 산길로 들어서니 늘씬늘씬 높고 푸른 나무들이 넝쿨 식물들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트레킹코스를 이루며 등장한다. 어제 다녀왔던 일행들의 찬사를 떠올리며 시원한 숲 속 그늘을 날아갈 듯 신바람 나게 통과한다. 이날따라 유난히 발걸음이 가볍기도 하지만, 단둘이 걸으니 페이스 또한 빠르고 힘차다. 650여종 희귀식물의 보고(寶庫)인 원시림을 따라 생태체험을 한다.
마가 목, 너도밤나무를 비롯해 솔송나무, 쪽 동백, 섬 단풍, 섬 노루귀, 섬 바디 등 생소한 이름의 식물들이 즐비하다. 산길 따라 요소요소에 부분 확대사진이 담긴 식물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나, 정작 그 바로 옆에 이름표가 따로 없어 실제로 어느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잡목과 넝쿨식물들이 어우러진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숲 속을 통과하니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개활지로 잠시 내몰리고, 또 한 차례 긴 숲 그늘을 관통하고 나니 마치 거대한 산소터널 속을 온몸으로 헤집고 나온 듯싶다. 또 다시 나리분지 개활지에 서서 분지 주변일대를 치어다보고 투막 집을 찾는다. 눈과 바람을 효율적으로 피하기 위해 이중 외벽구조로 되어있는 투막집을 둘러보고 다시 산행에 나선다.
조금 더 오르니 이내 신령수 쉼터에 다다른다. 숙소에서 생수를 미리 챙겨왔으나, 식수를 얻을 수 있는 약수터가 자주 있어 산행하기 여간 편하지 않다. 산행 후 발 마사지를 하며 피로를 풀 수 있는 세족대가 있어 이채롭다. 신령수를 지나니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고 나니 연이어 끝도 없이 수많은 목제계단이 나타난다. 그래도 계단이 일정구간마다 직각으로 꺾여있고 너르고 편한 쉼터가 있어 쾌적하기 그지없다.
시원한 쉼터, 전망대에서 그림 같은 나리분지를 조망한다. 거대한 칼데라 분지를 이루면서 에워싸고 있는 봉우리들 속에 포근하게 자리 잡고 있는 나리분지 일대의 모습이 실로 아름답다. 미륵산, 형제봉, 송곳산, 송곳봉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이 중첩되며 그림엽서처럼 시선을 사로잡는다. 말잔등, 나리봉, 알봉. 어머니 품처럼 편안한 분지 속 투막집이 앙증맞게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가 통과했던 숲속 터널이 일목요연하게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아쉽게도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은지라 휴대폰으로나마 그 사진을 남긴다.
또다시 연이어 나타나는 목제계단을 하염없이 오른다. 거대한 고목이 텅 빈 속을 드러낸 채 두 동강이 나 누워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경사면을 따라 비스듬히 기울어지고 있는 계단들 모습이 애처롭다. 아마도 자연보호를 위해 제대로 된 기초를 설치하지 않은 듯싶었는데, 계단 밑 사이로 보이는 풍상에 부서진 잔해들이 그 사연을 추측케 한다. 성인정 쉼터에서 땀을 식히며 성인수 약수를 맛본다. “마! 지기네 예~” 모처럼 마주치는 산행객에게 경사도 억양으로 말을 걸어보니 “그래 예~”로 화답해온다.
09:40 성인봉 정상에 드디어 올라서니 정상석 주변이 매우 협소하여 순번을 기다려야 할 정도다. 드센 바람을 맞으며 성인봉 전망대에 한 발짝 다가서서, 나리분지 전망대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한 마리 새가 되어 나리분지의 멋진 풍경을 다시 감상한다. 북쪽 바다의 윤곽이 흐릿한 채 푸른 바다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게 아쉬우나, 드물게 쾌청한 날씨에 성인봉에 오를 수 있는 행운에 감사한다. 발길을 돌려 맞은 편 저동 항을 조망하고 하산 길을 서두르나, 죽도로 떠난 일행보다 오히려 시간여유가 많은지라 하산 길 첫 쉼터인 바람등대에서 자릴 잡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로 한다. 관중 군이 전날저녁 미리 장만해 두었던 푸짐한 간식을 여유 있게 들며 하산시각을 조정한다.
이제나저제나 하면서 어렵사리, 말로만 들었던 가파른 급경사구간을 조심조심 내려서니 팔각정 쉼터에 이른다. 도동 쪽에서 오르면 이곳부터가 성인봉에 이르는 깔딱 코스로서 꽤나 힘든 난코스임에 틀림없다. 그 곳에서 안평전으로 향하는 갈림길을 찾아보나 이미 바람등대에서 갈라졌던 모양이다. 먼발치로 보이는 저동 항을 한 차례 더 조망하고 사다리 골 흔들다리를 통과하여 KBS중계소 방향으로 하산한다. 내친 김에 좀 더 걸어서 도동항까지 걸어볼까 한다. KBS중계소를 찾다 독도전망대를 치어다보고 걸음을 재촉하여 한적한 동네 길로 들어서니 반갑게도 택시 한대가 올라오고 있다. 등산로 입구에 손님을 내려주고 돌아서는 택시를 잡아타고 도동항으로 향한다. 수더분한 울릉도아줌마 택시기사에게 그곳 사정을 여쭙다보니 어느새 도동항에 도착한다. 정찰요금이라고 들었던 대로 만 원 권 한 장을 내미니 오히려 거스름돈 칠천 원을 돌려준다. “아니, 이게 웬 횡재!”
일 년에 300일 이상은 안개구름에 가려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성인봉을 너무도 맑고 깨끗한 날씨 속에 다녀오니 천우신조의 행운이었음에 틀림없다. 분명 높고 가파른 산임에도 불구하고 청계산 정도의 피로감만 느끼고 3시간 20분 만에 상쾌한 산행을 모두 끝마친다. 바로 한 주 전에 성인봉을 다녀왔고, 이날 가장 편한 코스로 최적의 산행을 할 수 있도록 상세히 설명해주었던 66산우회 이상준 배밀이 대장에게 특히 감사한다.
서울로 돌아온 일주일 후, 모두투어 여행사 불편신고 센터에 어처구니없었던 ‘울릉도 한마음여행’ 상품의 잘못된 실태를 고발한다. ‘여행상품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상담이 전혀 불가능했던 대리점 예약창구’, ‘현지사정을 전혀 모른 채 무책임하게 대응했던 예약 담당자들’, ‘포항행 오후출발 배표 확보를 위해 손님이 일일이 챙겨야했던 울화통 터지는 뒷얘기’, ‘등급을 올리고서야 이틀 전에 대아리조트로 숙소 확정되었던 사연’, ‘동대구역에서 포항 가는 교통편이 이중으로 예약되어 중도에 바꿔 타야했던 해프닝’, ‘울릉도행 배표가 우등에서 일반석으로 둔갑하여 환불을 요청해야했던 황당 사건’ 등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다녀와야 했던 여행사고 내용 들을 신고함으로써 모든 여행을 마감한다. “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네요. 죄송합니다. 이해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 담당자의 상투적이고 입에 바른 소리일지언정 믿어보고 싶으나, 아직까지는 현지여행사를 이용하는 게 현명한 일이라 생각된다. 우리같이 어수룩한 또 다른 피해자가 없길 바랄 뿐이다. 지나치게 비싼 교통비와 열악한 서비스 등을 감안할 때, 울릉도여행은 최소 3년은 더 지나야 자리를 잡을 듯싶다. 아무튼 빠른 시일 내 관광명소로 거듭나길 소망해본다. 독도까지 보인다는 청명한 가을날에 울릉도 숨은 비경을 다시 찾을 날을 기약하며.
지루한 장맛비가 잠시 그친 날 저녁, 울릉도 명이나물로 입맛을 돋우면서.
2011.06.30 이 항 배 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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