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을 머금은 탓인지 땅이 비교적 촉촉하다.
비온 다음날 보다도 촉감이 오히려 좋은 편이다.
오늘 처음 진달래 꽃망울을 보는 듯하다.
햇살 방향에 따라 꽃망울의 색깔과 개화정도가 사뭇 달라 보인다.
토요일 아침 헛발을 디디어 미끄러진 곳을 신경쓰며 지난다.
봄기운이 피부로 점점 다가오는 느낌을 가지고, 매일 아침 조금씩
바뀌어가는 자연의 색감을 호흡하며 매봉산 기슭을 오르내린다.
봄은 저만치서 살금살금 다가온다.
햇살따라 꽃망울을 터뜨리며
매봉산 기슭을 따라 함초롬이 수줍은 냥
저마다 얼굴을 부여앉고 돌아앉아
산길을 따라 밝았노라.
익숙한 길이나 오늘따라 발걸음이 가벼워짐은, 꽃이 피는 길목을
관찰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됨일까?
1998. 03. 18 (수) / 이항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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